시련이 알려주는 것.
- jongdoo park
- 2024년 6월 2일
- 1분 분량

연세가 드신 분이 영상을 분석하는 경우는 '제 자식에게 문제가 생겨서..'
자식이 영상을 분석하는 경우는 '제 부모님께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셔서...'
부모와 자식의 마음은 이러하였다. 마음은 세월에 부대끼며 힘들어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늘 이렇게 애틋했었다.
○ "딸아..니가 힘든건 못보겠다"
사람 좋아하던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홀홀단신 시골에서 인천으로 올라와 오로지 딸하나만 보고 살았었단다.
딸년 시집갈때까지 어떻게든 남 부럽지 않게 해줄것이라고 찬장에 값나가는 접시와 그릇을 모아왔던 그녀였다.
비릿한 수산물을 가공해서 받은 돈으로 딸이 시댁에서 눈치 보지 않도록 만들어 줄것이라 굳게 믿으며 집과 공장만 오가며 살았다고 했다.
이제 살만할듯해서 정신을 차리고 보았을때는 이미 백발이 성성하고 등이 굽은 할머니가 거울앞에 서 있더라고 했다.
일평생 딸이 화사하게 꽃피기를 바라며 한 줌 거름처럼 살아왔던 어미는,
딸의 생업 전선에 불이 나서 모든것을 잃게 된 것에 눈이 캄캄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것을 모르고 살아왔던 일흔의 노파가 딸에게 도움을 주려고 얼만큼 수소문을 했으면 우리를 찾아왔을까...
'씨씨카메라에 찍혔는거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어머님...화재가 나고 1년이 지났으면 벌써 지워졌을꺼예요..."
13개월을 수소문해서 우리를 찾아왔지만 모진 시간은 에미의 마음도 모른채 기다려주지도 않고 마냥 흘러가버려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다.
내가 집을 떠나던 날 빚쟁이에게 머리를 뜯기면서도 꽁꽁 숨겨 감춰두었던 금가락지를 쥐어주던 엄마처럼...
그녀의 이야기는 마치 내 부모와 나의 이야기 같았고,
또 머지 않아 나와 내 딸이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